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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과 지놈

안영선 2009. 8. 3. 08:07

최근 신문지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학 의학 용어가 바로 '게놈'이다. 그런데 이 말이 '게놈'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지놈'으로도 쓰이고 있어 혼란스럽다. 국내 모일간지와 영어권 사람들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게놈은 독어식 발음표기, 지놈은 영어식 발음 표기인데 최근 미국에서 '게놈'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고, 또 영어권 국가들의 세력이 전세계적으로 막강하다는 이유에서 외국에서는 '지놈'이 널리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낱낱의 생명체가 가진 한 쌍의 염색체'를 뜻하는 말로 독일에서 처음 쓰인 'Genom'은 우리 나라에서 '게놈'으로 말하고 써야 한다. 게놈은 외국에서 들어와 우리말처럼 굳어진 외래어이며 크게 두 가지 외래어 표기원칙에 따라 게놈으로 쓰기로 약속된 말이기 때문이다.
우선 외래어는 그 말이 처음 쓰인 나라의 발음대로 표기한다는 것이 기본이다. 게놈이 미국 등 영어권 나라에서 처음 쓰인 말이 아니라 독일에서 H.윙클러 박사에 의해 탄생한 말이라는 점에서 그 위상을 인정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그 동안 국내 학자, 저서 등에서 어떻게 말하고 스여졌는지를 고려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그 동안 백과사전이나 일반사전, 교과서 등 관련 서적과 학자들을 비롯한 일반 대중이 대부분 게놈으로 표기하고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5월 30일 열린 제33차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에서는 지놈이 아닌 게놈으로 표기하도록 결정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게놈으로 발음하고 써야 옳더라도 국내외에서 영어로 학술대회를 할 경우에는 지놈으로 발음해야 할 것이다.   조성철 chosc1@kfta.or.kr

* [한국교육신문]의 <바른말 고운말>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