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을 주는 시 한 편-38|본동에 내리는 비|윤중호
울림을 주는 시 한 편-38|본동에 내리는 비|윤중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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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동일기 넷
윤 중 호
성님, 모든 게 젖습니다.
방사능비가 내린다. 겨우 피기 시작한 목련꽃 벌어진 입 속으로, 참새처럼 재잘거리며 등교하는 딸아이의 머리 위로 방사능비가 내린다. 암을 일으키느니 인체에 해가 있느니 없느니 따지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누군가는 이 사실을 자꾸 숨기려고 한다는 사실 때문에 자꾸 불편해진다. 인간은 하루에 2만~2만5000번 숨을 쉬면서 1만5000리터~2만리터의 공기를 들이마신다. 농약을 한꺼번에 다량 먹어서 해로운 게 아니잖은가. ‘애기를 들쳐 업고 꾸적꾸적 물귀경 가는 사람들’처럼 남의 이야기인 양 ‘설마’에 기대서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아무리 방사능비일지언정 타성에 젖은 마음을 어쩌진 못하는 모양이다. ■ 박후기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