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詩읽기
울림을 주는 시 한 편-43|참나무|이윤택
안영선
2014. 1. 5. 17:44
울림을 주는 시 한 편-43|참나무|이윤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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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무
이 윤 택
참나무 한 그루 서 있다
어릴 적 나무와 이야기 나누는 사람을 본 적 있다. 그 땐 내가 생명을 모르던 시절, 대화는 사람끼리만 하는 것인 줄로만 알았다. 그 사람 미친 줄로만 여겼다. 나는 물푸레나무와 서어나무, 자작나무를 좋아한다. 안녕, 가끔 산행 중 나무에게 말을 건네곤 한다. 말없이 들어주기만 하는 나무의 얼굴에서 염화시중을 느낄 때도 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무보다 사람에게 말 걸기가 더 어려운 날들이다. 입만 열면 거짓말을 쏟아내는 사람보다 차라리 입 없는 나무가 상선(上善)이다. 나무는 먼저 다가서지도 않지만, 먼저 도망가지도 않는다. ■ 박후기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