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詩읽기
울림을 주는 시 한 편-48|춤추는 언니들, 추는 수밖에|황병승
안영선
2014. 1. 5. 17:54
울림을 주는 시 한 편-48|춤추는 언니들, 추는 수밖에|황병승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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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언니들, 추는 수밖에
황 병 승
2층 사는 남자가 창문을 부서져라 닫는다, 그것이 잘 만들어졌는지 보려고
여자가 다시 창문을 소리 나게 열어젖힌다, 그것이 잘 만들어졌다는 걸 알았으니까
난삽하고 배부른 정치에 비하면, 시는 얼마나 간결한 것이냐. 시는 또 얼마나 솔직하게 배고픈 것이냐. 적어도 시는 ‘서로를 밀쳐내지 못해 안달을 하면서도 왜 악착같이 붙어’ 사는 것을 고백하니까. 적어도 시인은 사랑하기에 떠나신다는 그런 거짓말은 하지 않으니까. 사랑을 느낀 적도 없으면서 내가 사랑해 봐서 아는데, 라고 뻥치지 않으니까. 땅, 땅, 땅, 돈, 돈, 돈! 우리 모두가 배고픈 개가 되어 ‘주춤주춤 늙어가는 저녁’을 살고 있구나. 그런데 병승아, ‘바퀴벌레 시궁쥐 사마귀 뱀 지렁이 이 친구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미움 받고 있는가 알기나 할까?’ ■ 박후기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