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詩읽기
울림을 주는 시 한 편-107 | 관통 | 이인철
안영선
2014. 1. 6. 22:10
울림을 주는 시 한 편-107 | 관통 | 이인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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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통
이 인 철
목구멍
절단된 연체의 목구멍들이
사랑도 목숨을 내놔야
또 다른 세상으로 다시 태어나려면
별이 별을 관통하며
폭발하듯
우리 몸 자체가 구멍이다. 구멍에서 태어나 구멍 속에서 살다가 구멍으로 돌아간다. 구멍을 통해 밥을 먹고 사랑을 속삭이며, 구멍을 통해 사랑의 밀어와 오욕을 함께 듣는다. 사랑할 땐 서로의 구멍을 찾아 빈틈을 메우고, 이별할 땐 구멍을 빠져나오며 상처를 남긴다. 어느 쪽이든 더 큰 구멍을 만들 뿐이다. 구멍 중에서도 가장 절실함이 묻어 있는 구멍은 단연 목구멍이다. 오늘도 인간들은 이 목구멍을 채우기 위해 돈을 찾아 구멍 속을 헤맨다. 그러나 구멍은 구멍일 뿐이어서 채워도 채워도 막히지 않는다. 목구멍 풀칠도 반나절을 넘기지 못하느니...... ■ 박후기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