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쓰는詩
바다 횟집-안영선
안영선
2016. 12. 1. 22:19
바다 횟집
안영선
동네 횟집이 문을 열었다 건물 사이로 파도가 밀려온다
바다에는 저마다 할인된 가격표가 붙어 있다
가게 한쪽 벽 납작 달라붙은 포구에서 만선의 경적이 울린다 주인은 칼끝으로 어류의 비릿한 기억을 지우는 중이다 심해의 기억이 도마 위에서 싹둑 잘려나간다 파르르 떠는 지느러미는 아직도 해연을 꿈꾸고 있다
뜰채에 걸려 파닥거리는 것들 사이에서 침묵 중인 파도가 출렁인다
- 2016년 <용인문학> 27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