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詩읽기

시로 쓰는 편지-127ㅣ둘의 음악ㅣ김준현

안영선 2018. 1. 1. 07:06



둘의 음악

 

김준현

 

 

두 갈래로 나뉜 이어폰이

귀와 귀로 이어져 있다

 

귀와 귀가

어긋나는 젓가락처럼 어긋나는 가락처럼

다른 귀와 닮은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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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너머의 세계에서 인간성을 사유하는 시 세계로 주목받은 신예 시인 김준현. 그의 첫 시집 제목은흰 글씨로 쓰는 것. 시인은 쓰였지만 보이지 않는 흰 글씨와 같이 모든 관계에 대해 있지만 정말 있는가라는 질문에 집중하는 듯 보입니다. 이 세상 모든 존재가 저마다의 특수성으로 빛난다고 할 때, 사랑 역시 그러하겠지요. 그러나 모든 것을 함께 나누고 싶지만, 너무 크고 무거운 슬픔에 대해서는 침묵해야하는 사이가 있겠지요. 그 풍경은 마치 침묵으로 빚어낸 둘의 음악을 닮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 스스로의 법칙을 쥐고 있는 자. “두 갈래로 나뉜 이어폰이/귀와 귀로 이어져 있음을 바라봅니다. 카프카는 말했지요. 언제든 달리는 말의 고삐를 놓아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용기란 결단이란 그로부터 시작된다고. 세상을 바꾸는 일도 그 손에서 시작됨을 믿으며!  이은규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