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쓰는詩

新몽유도원도 8 - 안영선

안영선 2018. 12. 9. 15:49

몽유도원도 8

- 송신

 

안영선

 

 

오늘도 그날처럼 비가 내린다

물안개 사이를 함께 걷던 당신이 보고 싶다 나는 오늘도 몽롱하다 몽롱몽롱한 내 기억 속에서 당신은 이 시간 무얼 할까 휴대전화에서 당신 이름을 검색한다 늘 그 폴더에 있는 당신 통화 버튼을 누른다 통화음이 몇 차례 빗물처럼 쏟아졌다 오늘도 그날처럼 그녀의 목소리가 먼저 들린다 그녀 목소리는 다정하지만 이제 식상하다 한말을 또 하고 또 하는 그녀에게 화를 내다 당신을 바꿔 달라 애원한다 들은 척도 하지 않는 그녀 오늘 나는 더 몽롱몽롱하다 당신에게 미안했던 장면을 나는 몇 시간째 그녀에게 송신 중이다 내년에도 오늘처럼 비가 오면 정말 좋겠다

 

당신 기일인 이 밤 몽상의 통화음이 도원을 뱅글뱅글 맴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