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쓰는詩
新몽유도원도 9 - 안영선
안영선
2018. 12. 9. 15:52
新몽유도원도 9
- 단풍記
안영선
한 생이 저물고 있다
저무는 죽음에도 남방한계선이 있을까 한계선을 따라 이어지는 즐거운 조문 사찰마다 문상 행렬이 연등처럼 걸려 있다 화려한 장례가 한창인 지상에서 모든 죽음이 이리 아름다울까 노랗게 탈색된 생이거나 얼굴 붉게 상기된 저 미련의 몸부림 누구에게나 가슴 설레는 떨림일까
한 계절이 생과 생 사이를 지나고 있다 계절 끝에서 만나는 죽음은 황홀하다 나무의 황홀한 장례식이 끝날 즈음 저녁 뉴스에서 어느 가난한 일가족의 죽음이 담담한 아나운서 목소리로 들린다 죽음이 지닌 또 다른 이면을 따라 바람이 촉촉하다
가을볕 내소사 외진 마당에선 추벚꽃*을 피우는 생의 몸부림도 처절하다
* 가을에도 꽃을 피우는 내소사 벚꽃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