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詩읽기

[용인시마당-3] 한정우-노루실 사람들

안영선 2023. 8. 7. 15:23

노루실 사람들

 

한정우

 

 

무너미고개를 넘는 사람들

 

무너미고개 너머

노루가 모여 살던 마을

오백 년 나이테를 두른 느티나무 아래

노루 궁뎅이를 닮은 늙은 여인들이

궁뎅이를 맞대고 살고 있다

오백 년 옹이 박힌 손등마다

새순을 띄우며 살고 있다

 

노루실 사람들은 무너미 하늘을 바라보며

밤바다 흰 노루 꿈을 꾼다

 

 

한정우: 춘천 출생

             2019년 남구만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우아한 일기장>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