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詩읽기

[용인시마당-21] 정사강-마네킹

안영선 2024. 1. 17. 08:50

마네킹

 

정사강

 


먹지 않아도 배 고프지 않았어 
환상적인 몸매니까
팔을 뺐다 끼우는 아픔 참을 수 있었어
옷은 나의 생명이니까

 

옷이 없을 땐 슬펐어
누추할 땐 부끄러웠어
옷은 곧 나였으니까

 

옷이 많아질수록 기뻤어
눈길 받을 때마다 폼났으니까
그런데 변하는 건 겉모습 뿐이더군
 

 

용인문학회 회원
수필집 [뭐하나 안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