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을 주는 시 한 편-62|술래의 잠|박석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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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의 잠
박 석 수
1
일곱 살의 골목에는 야도를 찍어내는
귓속을 웅웅대는 憂愁의 빛깔을 끌어내
幻覺의 다리에 물구나무선 나의 일곱 살
2
渴症을 뜯는 기억의 바다
스무 살 진한 내 感性의 바다를
(……중략……)
4
5
야도가 飛翔하는 울음 가운데서 뽑은
일곱 살의 골목에는 야도를 찍어내는
요절한 생은 사연이 길 수밖에. 47세의 나이로 요절한 박석수. 이태원, 동두천과 함께 분단 이후 기지촌의 상징이 되어버린 평택(송탄) 쑥고개에 살던 시인(소설가). 나 또한 쑥고개 근처에 살며 기지촌 정서를 느끼며 자라긴 했지만, 박석수처럼 온몸으로 시를 밀고 가진 못한다. 앞으로도, 그 누구도 박석수처럼 시를 쓰진 못할 것이다. 어제는 병이 점점 깊어간다는 시인과 통화한 후 취해서 울고 싶어졌다. 어쩌자고 박석수의 시를 꺼내 읽으며 울었던 것일까. 지난한 생이여, ‘자기를 감금하는 누에의 작업이여!’ ■ 박후기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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