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詩읽기602 [용인시마당-26] 조은정-휠체어의 반경 휠체어의 반경(2024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조은정 아픔의 무게만큼 하루를 밀어낸다 불 꺼진 병실에 접어놓은 우두커니 온종일 바쁜 바퀴는 이제야 잠이 든다 꿈속을 굴려봐도 상처뿐인 막다른 길 굴리는 대로 굴러간 당신 손을 감싸면 가파른 시간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주저앉은 불빛마저 걷기 연습 한창인데 환한 봄 언제 올까 길목이 피어난다 당신과 멀어질수록 일어서는 내일들 2024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용인문학회 회원 시란 동인 2024. 1. 17. [용인시마당-25] 최동순-개두릅 나무에게 개두릅 나무에게 최동순 우지마라 겨울이 차가운 사슬로 발가벗은 너를 동여매더라도 이제 더 이상 아파하지 마라 주위에 나무들이 푸른빛으로 흔들리던 여름 너의 몸에는 지난 초봄 잎을 뜯기운 자리마다 아픔이 돋아서 단 하나의 잎도 없이 가시가 되어 버렸지만 우지마라 이제 곳 눈은 내려 상처마다 난 네 슬픔 덮이고 내년 봄 다시 새잎을 피울 것이니 지금은 우지마라 * 용인문학회 회원 2024. 1. 17. [용인시마당-24] 문태준-잠 잠 문태준 혼돈과 공허로부터 태고의 옷 입은 모습으로 어김없이 다가온다 나에게서 나를 끝모를 깊은 궁창의 세계로 기묘한 평온의 세계로 순례하게 하는 너 휴~우 외마디 긴 날숨소리 한줄기 빛이 들어와 눈은 떠지고 새 생명의 날은 시작되네 영원한 잠의 나라를 향하여, 참 빛 안에서, 전남 장흥 출생 용인문학 아카데미 시창작반 2024. 1. 17. [용인시마당-23] 이금한-봄바람 난 담장 옆으로 봄바람 난 담장 옆으로 이금한 봄바람 난 담장 옆으로 화분 하나 내어 놓습니다 동창으로는 햇살이 빗살치어 꽃이 기웃합니다 눈길이 비스듬하니 마음 또한 어슷하니까요 마음짓은 꽃대에서 뿌리로 이어붙이고 몸짓은 잎이 잎들에게 슬쩍슬쩍 어우러져야지 모습이 영글고 이야기꽃이 피어납니다 봄바람이 나고 꽃이 피는 담장은 기적의 연출입니다 꽃은 남겨진 향기로 영원히 기억하겠지만 꽃 진 자리로 이어가자는 언약은 이내 잊겠지요 내어놓은 화분에서는 뜨거운 마음이 피어납니다 갇혀있던 공간으로부터 무의미한 바람이 지나갑니다 담장은 봄바람이 나기 직전 안식입니다 화분 하나 내어놓고 갈증을 잊습니다 꽃 진 자리에 소망이 피어날까 담장 옆으로 슬그머니 다가서 봅니다 강원특별자치도 출생. 2004년 월간 『시사문학』으로 등단. 시집 .. 2024. 1. 17. 이전 1 2 3 4 ··· 15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