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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쓰는詩

新몽유도원도 6 - 안영선

by 안영선 2018. 7. 3.


몽유도원도 6

- 수생

 

안영선

 

 

한 때는 지상에 뿌리를 둔 수호守護의 생이었다

 

저 물결 안쪽 숨바꼭질하던 유년의 골목이 숨어 있다 수면 위 버드나무 가지는 묵묵히 주영이네 막걸리 가게 좌표를 지키고 있다 가게 옆 평상이 소란스럽던 시절 보상비를 받은 이들은 하나 둘 평상을 떠났다 지상에 뿌리를 내려 지상을 버리지 못하는 것들, 미처 떠나지 못한 것들은 수생의 삶을 살고 있다 맑은 봄 햇살이 지상의 생을 놓친 것들과 밀회密會 중이다 버들잎은 수십 년째 수면에 연서戀書를 적고 있다 오늘도 밀회의 씨앗에 솜털을 달지만 바람은 수면을 벗어나지 못한다 물결에 채인 씨앗은 또 습지의 어디쯤에 자리를 잡을 것이다

 

이 봄 연서가 도화桃花 향기 가득한 지상에 착신되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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