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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쓰는詩

월하정인月下情人-안영선

by 안영선 2021. 10. 3.

월하정인月下情人

- 어느 사내의 독백

 

안영선

 

 

저 달이 완전히 사라지면 좋겠어

당신 눈에 흐르는 내 눈물 감출 수 있으니까

 

당신 손을 꼭 쥐면 내 심장도 떨리겠지

순라군*이 오기까지 이 황홀한 떨림을 즐길 거야

저 달이 희미해질 때까지 당신 손 꼭 쥐고 있을 거야

 

오늘 밤은 당신과 함께 춤을 춰야지

오직 당신을 위한 나를 위한 춤을 출 거야

저 달이 희미해질 때까지 당신과 함께 춤을 출 거야

 

당신 체온은 내 몸으로 뜨겁게 뜨겁게 스며드는데

이 밤 당신과의 언약을 지킬 수 없을까 봐 두려워

차라리 저 달이 완전히 사라지면 정말 좋겠어

 

이런, 달이 자꾸 커지고 있어

초저녁에 뜬 둥근 달처럼

 

 

* 조선시대 도둑이나 화재 등을 경계하기 위하여 밤에 궁중과 도성 안팎을 순찰하던 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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