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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詩읽기

감동이 있는 시-218ㅣ고백ㅣ유수연

by 안영선 2023. 7. 28.

고백

유수연

 

철봉 같은 고요가 그리울 때

지금도 꺼내 봐요

 

나, 그 빨간 호루라기 아직 있어요

근데 용기는 아직도 없어요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유수연은 1994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201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고백」은 말 그대로 고백이다. 호루라기를 불면 나타나기로 약속했었을 것이다. 세월이 지나서도 지니고 있는 호루라기는 젊은 날의 슬픈 추억이다. 그때 왜 호루라기를 불지 않았느냐고 추궁을 당해도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할 뿐이다. 참 순수해서 슬픈 젊음이다. <창비> 간 『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중에서.

김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