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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詩읽기

[용인시마당-12] 박진형-유리의 시간

by 안영선 2023. 11. 11.

유리의 시간

 

박진형

 

 

단단해 보이지만 폐허를 품고 산다

살갗은 빙벽처럼 서서히 녹고 있는데

문제는 속도라던가

고요로 버틴다

 

무엇이 진짜일까

불안을 감출뿐

내가 나를 잊은 채 한없이 가벼워질 때

환상이 만들어낸다

오늘만은 믿는다

 

들키지 않는 감촉보다 숨결을 더 믿는 나

내 몸에 잠긴 시간 아슬하게 끌어당겨

나라는 투명한 세계

끊임없이 바꾼다

 

 

[프로필]

 

2016년 계간 시에로 등단. 2019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용인문화재단 문화예술공모지원사업 선정(2022),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지원사업 선정(2022). 시조집 『어디까지 희망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