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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직원신문] - 문인의 삶과 혼이 깃든 그 곳을 찾아서

by 안영선 2009. 8. 3.

 

문인의 삶과 혼이 깃든 그 곳을 찾아서

살아 있는 문학여행 답사기  

 

안영선

 

마로니에북스

 

 

 이제 여행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 단순히, 이제껏 못 가본 곳 가보는 식의 여행은 점차 사라지고 나름의

 테마를 지닌 여행이 점차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추세다. 사진 동호회의 출사 여행, 미식 동호회의 맛집 탐방,

 자전거 동호회의 라이딩…. 무작정 길을 나서기 보다는 목적을 지닌 채 객지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경기 용인 성지중 교사가 쓴 이 책 또한 '문학 교육'을 테마로 잡고 떠났던 여행의 기록을 담은 일종의 지침

 서다. 시조와 한시, 가사 문학 등의 고전 문학에서부터 시와 소설, 수필 등의 현대 문학까지 다양한 작가와

 작품의 흔적이 배인 곳곳을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답사를 시작한지 15년이 넘었다는 저자의 내공에서 비롯된 친절하고 세세한 안내

 이다. 모두 21편을 담았으며, '심훈의 혼이 살아 있는 상록수의 고향 당진, 조지훈의 정신이 살아 있는 영양,

 이무영  농민 소설의 뿌리가 된 음성'과 같은 식으로 한 명의 문인과 하나의 지역을 연계해 살펴보고 있다.


 일례로 '서정주의 질마재 신화를 간직한 고창'편을 살펴보자. '현재 중ㆍ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와 문학 교과

 서에 나오는 서정주의 작품은 … 모두 10편으로 …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된 작품은 … 가 있다.

 

 수록 작품이 많은 만큼 출제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와 같이 교사라면 응당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

 는 '학습 포인트'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 서정주의 대표 작품 가운데 하나인 '추천사'를, 춘향전을 모티브로

 쓴 '다 밝은 날에'와 '춘향유문'과 함께 살펴본다.

 

 그리고 미당시문학관과 서정주 생가, 서정주의 갈등과 방황, 오점으로 남은 친일 문학, 국화꽃으로 덮인 질

 마재 등이 담긴 저자의 짧은 문학 여행 답사기를 덧붙인다.


 이와 같은 문학과 문인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안내는 시작된다. '질마재(선운리)→

 미당시문학관→서정주 생가→서정주 묘소→선운사 시비→선운사'의 문학 답사를 위한 여행 코스를 제시하

 며, 발걸음 내딛는 곳에서 마다 눈 여겨 봐야 할 요소들을 짚어주고 있다.

 

 또 고창을 방문했다면, 한번쯤 둘러봐야 할 고창읍성이나 판소리박물관 같은 명소, 그리고 국화가 만발하는

 11 초순에 열리는 '미당문학제'에 대한 소개도 빼놓지 않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책에만 의존해 발걸음을 옮긴다면 이 또한 저자가 바라는 바는 아닐 것이다. 저자가 던져주

 는  정보의 줄기를 토대로 여행자 나름대로 여정의 가지를 펼치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추억을 만드

 는, 말  그대로 '작가가 걷던 그 길의 주인공'이 되는 노력은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


 아울러, 이 책과는 별개로 앞으로는 문학을 테마로 한 여행 지침서 외에도 음악, 미술, 과학 등 각 교과에

 따른 여행 안내서도 많은 교사들에 의해 출판됐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한국교직원신문 2009.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