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을 주는 시 한 편 -22 |벚꽃 핀 술잔 |함성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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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핀 술잔
함 성 호
마셔, 너 같은 년 처음 봐
겨울도 오기 전에 봄 생각이 불쑥 드는 건, 지쳤다는 얘기다. 욕지거리가 이토록 정겹게 느껴지는 경우가 시가 아니면 또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는가. 싸우는 자들은 말없이 총과 폭탄으로 사람을 죽인다. 그것에 비해 잔 넘기며 건네는 욕설은 오히려 인간적이란 생각마저 든다. 비약이 좀 심하지 않은가 말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전쟁보다는 벚나무 아래 술자리 욕설이 훨씬 아름답다는데 한 표 던진다. 모두가 지쳤을 때 겨울은 온다. 사랑도 사람도 냉담을 견디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하리라. 부디 ‘아무 아픔도 없이 우리 그냥 위만 버렸으면’……. ■ 박후기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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