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을 주는 시 한 편-126 | 그날 이후 | 조인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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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인 선
선거가 끝나자 사람들이 죽어갔다 그래도
나는 아무렇지
않게
옹알거리는
태아 적 고단한 생도 보인다
모든 생명이 오고 가는 부엌에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모든 생명은 단 한 방울로부터 시작되었다. 당신도 나도 아버지도 어머니도 단 한 방울의 정(精)으로부터 비롯되었으니, 죽음 또한 처음의 그 단 한 방울이 되는 것. 아무리 냉혈한 일지라도 단 한 방울의 눈물을 모르진 않을 것이며, 그 모든 혁명도 단 한 방울의 피(血)로부터 비롯되었느니 우리는 모두 거대한 한 방울들. 지구라는 한 방울을 이루는 작은 방울들. 한 방울의 계란, 한 방울의 당신, 한 방울의 참기름, 한 방울의 투표, 한 방울의 나…… 지구는 방울방울. ■ 박후기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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