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경 시인, 첫 시집 '기우뚱, 날다' 출간

▲ 실천문학사는 김종경 시인이 첫 시집 '기우뚱, 날다'를 출간했다고 1일 밝혔다.
김 시인은 시집 '기우뚱, 날다'에 첫 시로 '블랙리스트'를 실었다. 시간을 소환당한 듯 자신도 모르게 나쁜 어린이표에 이름 올리고 교실청소를 했던 것처럼 성인이 된 오늘날에도 블랙리스트에 이름 올라있는 현실을 우리 사회에 고발하고 있다.
또한, 이번 시집에서 소외계층, 생태계 위기 등 사회 곳곳의 상처와 아픔을 어루만지는 시를 쓰고 있다. 그의 시는 사회 참여적인 리얼리즘 시임에도 투쟁의 격함 대신 따뜻한 언어로 어루만지고 있다.
"허기진 수화를 주고받던 젊은 남녀가 잔치 국수 한 그릇 주문하더니 안도의 눈빛 건네고 있다// 후루룩후루룩 국숫발을 따라 온몸으로 울려 퍼지던 저유쾌한 목소리들// …//누군가의 발자국보다 개 짖는 소리가 먼저 도착해 온 동네를 흔들어 깨울 때 푸른 문장들을 뽑아 삶아 내는 오래된 연인의 단골 국수집"('국수집 연가' 중에서)
고은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이즈음 한국 중견 시들이 보여 주는 개인적 정서 배설과는 사뭇 다른 서민 리얼리즘이 주조를 이룬다. 푸른 문장들을 삶아 내는 국수집 정경 묘사는 끌로 생나무를 파낸 듯하다"고 말했다.
이경철 문학평론가는 "시의 효용과 존재 이유를 본원적으로 묻게 하는 시집"이라며 "민중성과 서정성이 체화된 진솔한 언어들로 쓰여 있다. 가장 낮고 추레한 곳에 뒹굴더라도 사회의 희망을 일구어 실존의 자존과 존엄을 끝끝내 지켜 내려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고 평했다.
"강물은 그냥/울면서만/흘러가는 게 아니다/날마다/낯빛이 바뀌는 것처럼/꿈틀거리는 물결 속엔/자갈보다 찰진 근육이 있고/바위보다 단단한 뼈가 숨어서/강물은 이따금/남몰래 벌떡 일어나/걷다가 뛰다가/혹은/모래처럼 오랫동안/기어, 기어서라도/바다로/흘러가는 것이다"('유목의 강' 전문)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역사와 현실을 떠올리고 있는 김시인. 강물이 '기어, 기어서라도' 가야 하는 바다는 역사에서 끊임없이 꿈꾸어 온, 너 나 없이 잘 어우러져 사는 세상이다. 그것이 비록 구차하고 부당한 현실일지라도 모든 존재가 어우러지는 민중들의 힘과 능동성을 그려내고 있다.
"별밤에도 불을 지펴/실크로드 순례자들에게/어둠 속 길을 안내"(시 '사막등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 불가능한 것을 꿈꾸는 도저한 진정성이 리얼리스트 김종경 시인에게 빛나고 있다.
한편, 김종경 시인은 단국대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8년 계간 '불교문예'로 등단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 한국환경사진협회 초대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포토 에세이 '독수리의 꿈'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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