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 혈관 / 박후기
기타 줄은 기타의 핏줄,
질긴 나의 혈관이다
팽팽한 생의 조율 위에서
언제 끊어질지 몰라,
나는 불안한 음계로
죽음의 열 네 계단을 오르내리며 매일
고통을 튜닝한다
당신들은,
나의 노동이 느슨하다며
있는 힘껏 내 목을 조른다
나는 줄을 칭칭 목에 감은 채
온몸으로 소리친다,
울음으로 노래한다
나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자본의 공명을 위해
매인 몸, 하지만
줄을 조일수록 울림은 커지고
잘 끊어지지 않는
6번 줄은 가타의 동맥이다,
가장 낮은 데서 두근거리는
살아남은 유전자의
깊은 숨소리다
월간 『현대시』 2009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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