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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詩읽기

[박후기] 6번 혈관

by 안영선 2009. 8. 4.

6번 혈관 / 박후기

 

 

 

기타 줄은 기타의 핏줄,

질긴 나의 혈관이다

팽팽한 생의 조율 위에서

언제 끊어질지 몰라,

나는 불안한 음계로

죽음의 열 네 계단을 오르내리며 매일

고통을 튜닝한다

당신들은,

나의 노동이 느슨하다며

있는 힘껏 내 목을 조른다

나는 줄을 칭칭 목에 감은 채

온몸으로 소리친다,

울음으로 노래한다

나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자본의 공명을 위해

매인 몸, 하지만

줄을 조일수록 울림은 커지고

잘 끊어지지 않는

6번 줄은 가타의 동맥이다,

가장 낮은 데서 두근거리는

살아남은 유전자의

깊은 숨소리다

 

 

월간 『현대시』 2009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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