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프레임 / 이은규
떠가는 구름
오늘의 문장은 흐르는 정물들에 관한 이야기
물방울이나 얼음입자가 모여 하늘에 떠 있는 것으로,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을 말한다
시간 속 구름에 대한 정의는
종종 눈물점을 자극하기도 하는데
한 개의 단어로 된 사전에
흐르는 정물들에 대한 정의를 기록한다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물방울이나 얼음입자가 모여 하늘에 떠 있는 것을 말한다
어제의 구름과
절기와 헤어진 꽃과 꽃잎들
혹은 부르는 순간 시간이 되어버리는 어느 호칭
흐르는 정물들이 보인다, 안 보인다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것들만 기다리는 사람
드디어 구름의 이슬점과 눈물점이 응결고도에 오른다
더 이상 아무것도 예감하지 않겠다는 선언
두 손으로 프레임을 만들어
떠가는 구름을 가둬본다
보이다와 안 보이다 사이로 흐르는 정물
다시 기다릴 수 없는 것들만 기다리게 될까
구름의 프레임을 벗어난 문장, 한 점
계간 『시작』 2009 가을호 발표
이은규 시인
1978년 서울에서 출생. 광주대 문예창작과 및 同 대학원 졸업. 200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부문에 당선되어 등단. 2008년 《동아일보》 시부문에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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