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을 주는 시 한 편-26|바짝 붙어서다|김사인 | ||||
| ||||
-->
바짝 붙어서다
김 사 인
굽은 허리가
승용차가 골목 안으로 들어오자
더러운 시멘트벽에 거미처럼
차가 지나고 나면
밀차의 바퀴 두 개가
방 한 구석 힘주어 꼭 짜 놓았을 걸레를 생각하면
30년만의 12월 추위란다. 날씨마저 30년 전으로 돌아가는 수상한 시절에 나는 펜 끝에 힘주어 무엇을 쓸 것인가, 고민한다. 오히려 엄동설한에 잉크가 얼던 백석(白石:시인)의 시절이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그땐 나라마저 빼앗긴 시절이었으니 잉크가 얼었다한들 마음에 새기지 못할 이유가 없고, 땅이 얼었다한들 일제와 맞서기 위해 간도까지 걷고 또 걷지 못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지금은 정신을 빼앗아 가는 시절, 누가 당신의 몸뚱어리를 영하의 길 밖에 세우고 폐지를 줍게 하는가. 2010년 노인 일자리 예산 190억→2011년 전액 삭감. 노인 요양시설 확충 2010년 447억→2011년 전액 삭감. 사람들아, 우리는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 ■ 박후기 시인 |
'좋은詩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울림을 주는 시 한 편-28|달팽이 집이 있는 골목|고영 (0) | 2014.01.05 |
---|---|
울림을 주는 시 한 편-27|파밭|홍문숙 (0) | 2014.01.05 |
울림을 주는 시 한 편-25|수인선 철도|이창기 (0) | 2014.01.05 |
울림을 주는 시 한 편-24|開花-김영태 시인에게|장경린 (0) | 2014.01.05 |
울림을 주는 시 한 편 - 23| 저녁눈 | 박용래 (0) | 2014.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