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을 주는 시 한 편-66|하늘공장|임성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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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공장
임 성 용
저 맑은 하늘에 공장 하나 세워야겠다
하늘에 올라가 309일. 영도조선소 내 85호 크레인(35미터) 위에 올라가 부당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목숨을 건 투쟁을 벌였던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드디어 지상으로 내려왔다. 죽으면 하늘나라에 간다는데, 노동자들은 하늘 공장에 가는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고 발 디딜 곳 없는 노동자들에게 하늘은 바닥이다. 그들은 몸을 던져 새가 되곤 했다. 2003년 한진중공업 김주익 노조위원장이 김진숙 지도위원이 시위를 하던 85호 크레인에서 투신자살했고, 곽재규 씨는 김 위원장이 목숨을 끊은 뒤 85호 크레인 맞은편 도크에서 바닥으로 몸을 던졌다. 하늘 공장에 오른 그들에게 손가락질 할 수 있는 자 누구인가. 너나없이 우리 모두가 생계(生計)의 벼랑 끝인 85호 크레인에서 하루하루 위태롭게 살아가고 있는 것을. ■ 박후기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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