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을 주는 시 한 편 - 마지막회|동백, 대신 쓰는 투병기|박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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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 기
죽은 사람들의 마지막 계절에 대해
생각해
묘역을 공원이라 부르니
사랑은 피어나는 순간
언 땅 위에서
자고 일어나면
다음 생의 겨울엔
불안과 다투는 시간이 짧았으면 좋겠어
한때 떨어진 꽃잎을 주워 담아
문 열지 않으면 문밖은 없어
그러니까
회자정리(會者定離)란 말이 있다.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헤어지는 순간이 온다는 것을 뜻하는 용어인데, <울림을 주는 한 편의 시> 또한 이번 글을 끝으로 정리를 하게 되었다. 지난 4년 동안 부족한 글 참고 기다리며 넉넉한 마음으로 지면을 할애해주신 김종경 대표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마감을 미처 지키지 못한 날이 적지 않았다. 어떤 날은 술집 탁자에서, 또 어떤 날은 지리산 골짜기에서 글을 적어 휴대폰으로 날리며 마음 한 구석 참으로 죄송하였다. 한편으로, 너무 고여 있는 것은 아니가 하는 고민도 깊었기에 독자 여러분과 잠시 이별을 고하고자 한다. 어느 자리, 어느 구비에서든 다시 만날 것을 믿는다. 매주 글을 쓰는 일이 사실은 나에게 쓰는 반성문이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가야 할 길은 멀고 헤어지는 발길은 무겁기만 하다. 춥고 지난하더라도 힘닿는 데까지 살자고, 머리 숙여 부탁드리고 싶다. ■ 박후기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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