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링
안영선
이십 년 이력을 지우는 중이다
지울 수 있다면 행복할까
한때 뜨거웠던 것일수록 더 빨리 지우고 싶다
망상이 지워지는 시간 고작 오 분
탐욕이 지워지는 시간 고작 오 분
울분이 지워지는 시간 고작 오 분
좌절이 지워지는 시간 고작 오 분
이력이 차가운 간호사의 손에 지워지고 있다
이십 년 전에도 오늘처럼 첫 이력을 지운 적이 있었다
고작 이십 분이면 족하다
이십 분이면 나는 다시 이십 년 전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때처럼 청춘이 열정으로 몸부림치길 기도한다
- 2017년 [문학의 오늘] 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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