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었기를
오수환
하얀 꽃들의 무덤은 바람이 바람을 만나듯
세상을 휘돌아 말 없이 커져가는데
피어나던 꽃들을 대신하여 그렇게
이름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들은 후
볼 때마다 이름이 떠오르는 것은
그대로 꿈이었기를
내 마음 물방울은 수억개쯤
모여야 할 거야 한이 많을 때는
얼음 알갱이로 모일거야
바람 위에 올라
위로 위로 땅을 떠나다 보면
하나씩 잊혀질 거야
참다 참다 그렇게 눈물로 쏟아내다가
마른하늘에 날벼락은
덤으로 올지도 몰라
무겁고 절절한 폭풍은
저 깊은 어디에선가
이를 악물고 흐느끼면서
바다 깊이 쌓는지도 모르지
새털로 나는 하늘에
두루마리로 펼치는 세상에
내 맘대로 흩어지더라도
다시 돌아올 양떼를 찾는 양치기
말할 수 없는 위로를
입 안으로만 웅얼거리며
이름은 끝내 이 세상 소리에 떠밀리고
돌아오지 않고
-10.29.를 기억하다가
약력
- 변호사
-용인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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