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끝이 나고
- 허수아비
이동백
끝과 끝이 마주한 갈림길에서
허옇게 삭아내린 뼈마디로
기울어진 하늘을 떠받치고 서 있는가
이 지상의 축제는 끝이 나고
이제는 다들 발걸음을 돌리는 시간
길 잃은 갈가마귀 몇이
마지막 타오르는 노을빛을 쪼고 있다
먹장구름 속 천둥이 울고
바람빛이 몇 번이나 바뀌었던가
그 남루하기만 했던 옷을 걸치고
하냥 돌이킬 수 없는 그리움에
붉은 눈시울을 하고선
머언 하늘 가를 바라다본다
빈 바람이 들녘을 휩쓸어 지나가고
어느덧 어둠이 깃을 접으면
외발로 그대는
지평선 너머로 걸어가고 있다
약력: 나주 출생. 광주일보,경인일보 신춘문예 동화 등단.
공무원 문예대전 시부문 동상 수상. 용인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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