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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詩읽기

[용인시마당-19] 이동백-축제는 끝이 나고_허수아비

by 안영선 2024. 1. 17.

축제는 끝이 나고

 - 허수아비

 

이동백

 

 

끝과 끝이 마주한 갈림길에서

허옇게 삭아내린 뼈마디로

기울어진 하늘을 떠받치고 서 있는가

 

이 지상의 축제는 끝이 나고

이제는 다들 발걸음을 돌리는 시간

길 잃은 갈가마귀 몇이

마지막 타오르는 노을빛을 쪼고 있다

 

먹장구름 속 천둥이 울고

바람빛이 몇 번이나 바뀌었던가

그 남루하기만 했던 옷을 걸치고

하냥 돌이킬 수 없는 그리움에

붉은 눈시울을 하고선

머언 하늘 가를 바라다본다

 

빈 바람이 들녘을 휩쓸어 지나가고

어느덧 어둠이 깃을 접으면

외발로 그대는

지평선 너머로 걸어가고 있다

 

 

약력: 나주 출생. 광주일보,경인일보 신춘문예 동화 등단.
공무원 문예대전 시부문 동상 수상. 용인문학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