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공양燒身供養*/ 김종경
술자리가 끝날 무렵, 저 혼자
구석에 앉아 떠들던
마감뉴스 한토막이 덜컥 내 목에 걸렸다
이름 모를 수도승이
제 삶의 등불을 스스로 꺼버렸다는
정말, 맛없는 술안주였다
누군가, 너는 생生의 등불하나 켜본 적 있느냐고 물었다
다비식이 끝난 후 몇 십 개의 사리가 수습되었다는 뉴스만 강물처럼 고요히 자막으로 흘러갔다.
* 소신공양(燒身供養): 부처에게 공양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사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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