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을 주는 시 한 편 - 150|더덕북어|안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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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영 선
용대리 덕장에 겨울이 소복이 쌓인다
낡은 침대
위 아버지가 어류처럼 누워 있다
어머니는 황태를 더덕북어라 부른다
병상에 돌아누운, 비쩍 마른 아버지의 뒷모습을 본 적 있는지. 기침 할 때마다 얇은 내복 속에서 꿈틀거리는 주름 깊은 생애를 들여다본 적 있는지. 늙어갈수록 몸 안의 물기가 빠져 나간다. 가뭄 든 저수지의 가장 깊은 바닥에 고인 흙탕물 속에서 철퍽거리는 물고기들처럼, 짙은 가래 소리 철퍽거리는 아버지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아픈 아버지가 멀쩡한 자식들 걱정 때문에 돌아누운 것을 모르는 척 하지 말아야 한다. ■ 박후기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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