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라 술을 많이 마셨더니 카드가 빵구났네. 이걸 언제 다 메꾸냐", "동주야, 마당에 짐장독 묻고 흙으로 메꿰라", "모른다고 백지 매지 말고 다 메꾸기 바란다" '뚫려 있거나 비어 있는 곳을 묻히게 하거나 채워서 막히게 하다'라는 뜻으로 우리는 '메꾸다'라는 말을 보통 쓴다. 위 예문처럼. 그러나 메꾸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사전에 따르면 메꾸다는 메우다의 잘못이라고 돼 있다. 따라서 위 예문에 쓰인 메꾸다는 모두 메우다의 활용형으로 고쳐 써야 한다. "이걸 언제 다 메우냐/ 흙으로 메워라/ 시험지를 다 메우기 바란다'로 말이다. 메우다는 '메다'의 사동사로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첫 번째는 '뚫리거나 비어 있는 곳을 묻히게 하거나 막히게 하다'는 의미로 쓰인다. 예문으로는 '구덩이를 메우다/ 공란을 메우다/ 나는 줄곤 방구석에 틀어박혀 원고지를 메웠다' 등이다. 두 번째 뜻은 '어떤 장소를 가득 채우다'이다. '식장을 가득 메운 축하객들/ 수천 명의 인파가 광장을 가득 메웠다./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정적이 방을 메우고 있었다.'가 그 예이다. 메꾸다라는 말은 아예 없으므로 쓰지 않아야 한다. 조성철 chosc1@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