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골에서 반딧불을 봤다. 이상한 곤충이더라." "어둠 속의 불빛이 무척 신기했구나. 그런데 그 곤충은 반딧불이로 불러야 하는 거 아니냐?" "아냐, 다들 반딧불로 부르잖아. 넌 개똥벌레가 반딧불인 것도 모르니?" 이 예문을 보면 누군가 한 명은 반딧불과 반딧불이를 잘못 쓰고 잇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틀린 부분은 없다. 다만 이런 논쟁은 반딧불과 반딧불이가 서로 구별해 쓰는 말인지 아니면 같은 의미로 써도 되는 말인지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서 생긴다. 사람들은 대체로 '반딧불'이라는 말만 알고 있어서 '반딧불이'를 사투리나 없는 말로 여긴다. 반대로 식자층 중에는 '반딧불'은 '반딧불이'라는 곤충이 내는 불빛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반딧불과 반딧불이를 제대로 알지 못한 것이다. 시골 밤길에서 불빛을 내는 '반딧불잇과의 딱정벌레'를 '반딧불이'라고 한다. 반딧불이는 몸 길이가 1.2㎝∼1.8㎝로 배의 뒤쪽 제2∼제3 마디가 연한 황색으로 발광기가 있다. 자란 벌레는 여름철 물가의 풀밭에서 사는데 밤에 반짝이며 날아다니고 수초에 알을 낳으며 애벌레는 맑은 물에서 산다. 한편 반딧불이는 다른 말로 그냥 '반딧불', '반디'라고도 하며 '개똥벌레'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개똥벌레라고 부른 까닭은 개똥이나 소똥 근처에 많았고, 아주 흔해서 하찮게 여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반딧불이는 여러 동의어가 있지만 결국 어떤 곤충을 부르는 말이다. 그러나 반딧불은 '반딧불이'와 동의어로 쓰이면서도 반딧불이의 꽁무니에서 나오는 빛을 의미하기도 한다. 예문으로는 '어느 여름 밤 어디선가 반딧불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그 반딧불로 도 주위가 환해지는 듯했다.'를 들 수 있겠다. 결국 반딧불이, 반딧불, 반디, 개똥벌레는 모두 어떤 곤충을 의미하는 말로 모두 쓸 수 있다. 다만 그 불빛을 의미할 때에는 '반딧불'만 써야 한다. 주의할 점은 '반딧불'은 [반디뿔/반딛뿔]로 발음하고 '반딧불이'는 [반디뿌리/반딛뿌리]로 발음한다는 것이다. 조성철 chosc1@kfta.or.kr * [한국교육신문]의 <바른말 고운말>을 옮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