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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쓰는詩

투명(透明)을 쫓다-안영선

by 안영선 2016. 6. 27.



투명(透明)을 쫓다

      

안영선

     

바람의 이력이 투명을 쫓고 있다

창밖은 풍경 소리 투명한 반나절의 어디쯤

남은 햇살이 싹둑 잘려나간다

풍경 끝에서 요동치던 물고기

조각난 햇살 피해 흐릿한 구름 속을 붉게 헤엄치는데

저 회귀성 어류,

골목으로 축 처진 어둠을 물고 들어선다

어둠은 잠시 맑은 창 안을 기웃거린다

투명한 것의 실명은 투명하지 않은 것

맑은 창 안에서는 사라졌던 투명한 것들이

어둑한 창 풍경 위에 오버랩 되고 있다

투명의 이면에 새겨지는 반투명의 실루엣

맑은 창에서 보이지 않던 질곡의 생이

불투명 창을 기웃대는 그림자처럼 상처를 새긴다

때로는 어둠 속으로 숨어야 할 것이

어둠 속에서 그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투명이 바람에 쫓기듯


- 계간 [시작] 2016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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