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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쓰는散文16

[용인신문] 내게 문학의 인연을 맺어준 용인 [용인신문] 1991년 2월 15일. 딱 삼십 년 전, 그날은 눈이 참 많이 내렸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진천행 버스를 타고 무려 네 시간도 넘게 걸려 도착한 곳이 용인군 내사면(현재 양지면) 양지리. 그날은 커다란 가방을 들고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눈길을 따라 내 인생의 첫 직장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물론 약속 시간보다 한참은 늦은 시간이었다. 첫 직장인 학교에 도착했을 땐 이미 선생님들은 모두 퇴근한 뒤였다. 그날 밤 벌판을 가로지르는 칼바람을 피해 시골 중학교 숙직실에서 불편한 잠을 아주 달콤하게 잤던 기억이 지금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때는 이리 오래도록 용인과 인연을 맺을 것이라는 생각을 꿈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삼십 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용인과 인연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아니, 놓지.. 2021. 2. 22.
봄을 노래하는 언어의 발랄한 상상_이은규 시인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 봄을 노래하는 언어의 발랄한 상상 - 이은규 시인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 안영선(시인, 용인문학회장) 이은규 시인이 첫 시집 『다정한 호칭』 이후 7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를 상재했다. 이 시인은 200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시 「조각보를 짓다」, 200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추운 바람을 신으로 모신 자들의 經典」이 당선되면서 문단활동을 시작했다. 이은규 시인은 등단 후 매년 좋은 시에 선정되는 작품을 발표하면서 총망 받는 시인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제 훌쩍 10년을 넘어선 중년 시인으로서의 시력과 내공을 지닌 시인, 필자에게는 본받고 싶은 문단의 선배 시인이기도 하다. 시인의 덕목 중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겸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 2019. 10. 18.
역사에 생명의 숨결을 넣는 쉼 없는 작업_이원오 시인 『시간의 유배』 역사에 생명의 숨결을 넣는 쉼 없는 작업 - 이원오 시인 『시간의 유배』 안영선(시인, 용인문학회장) 이원오 시인은 2014년 《시와소금》 신인상으로 문단에 발을 들여 놓았다. 그는 다소 늦은 나이에 등단을 했지만 이미 좋은 시를 많이 발표한 역량 있는 시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런 그가 등단 4년 만에 첫 시집 『시간의 유배』를 상재했다. 시인과 필자는 동갑내기라는 공통점 외에도 함께 용인문학아카데미 시창작반을 통해 창작의 꿈을 키우던 문우이자 용인문학회 임원을 맡아 이끌어가는 문학의 동반자이기도 하다. 그러니 누구보다 축하의 마음이 앞서는 것은 감출 수 없다. 필자가 이원오 시인과 함께 문학수업을 받던 시절, 독자들보다 먼저 그의 시편들을 접할 수 있었으니 이는 남들이 갖지 못한 행운이기도 했다. .. 2019. 10. 18.
그리움과 서정으로 자연과 교감하다_이경철 시인의 『그리움 베리에이션』 그리움과 서정으로 자연과 교감하다 - 이경철 시인의 『그리움 베리에이션』 안영선(시인) 이경철 시인의 첫 시집 『그리움 베리에이션』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이경철 시인의 순수하고 가식 없는 얼굴이다. 시인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그의 시에 담긴 그리움과 서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철 시인은 중앙일보 문학전문기자로, 문학평론가로 더 많은 이름을 날렸다. 기자로 한창 이름을 날리던 시절에는 일간지에 시인의 시집을 소개하며 마음에 드는 시집을 읽게 되면 그 고마운 마음을 시인에게 술로 대접했다는 일화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고 보면 그는 여는 기자와는 많이 달랐었다. 정말 시를 사랑한 기자였으며 평론가였다. 이러한 시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환갑이 넘은 늦은 나이.. 2019. 10.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