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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나들이

섬뜩과 섬짓

by 안영선 2009. 8. 3.

여름이면 TV나 영화관에서 괴기 영화를 많이 보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섬짓하다'라는 말을 쓰게 된다.
"납량 특집 영화를 봤는데 정말 섬짓하더라."
"너도 봤니? 그 섬짓한 장면이 생각나서 화장실도 못 갔다니까."
하지만 등골이 오싹해지는 무서운 느낌을 이렇게 '섬짓하다'라고 말하는 것은 바른 표현이 아니다. 이 때 써야 할 말은 '섬짓'이 아니라 바로 '섬뜩'이다.
섬뜩은 '갑자기 소름이 끼치도록 무섭고 끔찍한 느낌이 드는 모양'을 뜻하는 부사다. '시퍼런 칼날이 어둠 속에서 섬뜩 비쳤다.', '불길한 예감이 섬뜩 지나갔다.' 등이 그 예다.
무섭고 끔찍한 그런 느낌이 자꾸 들 때는 섬뜩을 한 번 더 써서 섬뜩섬뜩이란 표현을 쓰면 된다. '쌀쌀한 새벽 바람이 목덜미 속으로 섬뜩섬뜩 파고들었다.', '섬뜩섬뜩 공포를 느끼다'처럼 말이다. '∼하다'를 붙이면 형용사 섬뜩섬뜩하다가 되는데 용례는 '등골이 섬뜩섬뜩하다', '그의 눈에서는 섬뜩섬뜩한 냉기가 뻗쳐 나오고 있었다.' 등이 있다.
'섬짓'이나 '섬짓(섬짓)하다'는 말은 많이 쓰고 있지만 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비표준어이므로 쓰지 말아야 한다.   조성철
chosc1@kfta.or.kr

* [한국교육신문]의 <바른말 고운말>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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